2009년 01월 28일
자투리에서 건진 왕 건더기
김진아 감독은 여자가 보기에도 멋진 여자였다. 자신의 것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, 당당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. 10을 가진 사람이 10만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, 잘난척이 아니다. 그건 그냥 사실일 뿐이다. 종종 여자들이 '멋진 사실'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 할 때, 달라붙는 너저분한 쑥덕거림을, 김진아 감독은 별 것 아니란 듯 툭툭 털어가며 말을 이었다. <두번째 사랑> 인터뷰를 기분 좋게 마치고 이런저런 자투리 이야기 중.. 뒤늦게 다이어리를 정리하다보니 놓친 '큰 건더기'가 있었다.
"할리우드 최대 매니지먼트 사 CAA와 계약 하셨죠?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진전된 게 있나요?"
"첫 작품에서 베라 (파미가)와 만나서 일하게 된 거 자체가 저 같은 신인에겐 대단한 일이에요. CAA엔 톰 크루즈, 안젤리나 졸리부터 시작해서, 샘 레이, 마이클 만까지 최고 배우 감독, 시나리오 작가가 패키지로 묶여 있어서 판을 다 짜서 들어가거든요. 최근에 본 시나리오 중에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있었어요. 이미 안젤리나 졸리가 세팅된 영화인데, 대공황 시절의 미국에서 납치된 아이를 찾는 어머니가 겪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에요. 눈독 열심히 들이면서 하고 싶다고 에이전트를 쿡쿡 찌르고 있었는데,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홀랑 훔쳐갔어요! 훔쳐갔다는 말 웃긴가? 뭐 내거가 아니었으니, 더 대단한 감독에게 넘어 간거죠. 정말 좋은 패키징은 쉽지 않아요. 그 안에서 죽어라 경쟁해야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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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'훔쳐갔다'던 그 영화가 1월22일 개봉한 <체인질링>이었다니. 솔직히 이 부분을 기사화하지 않은 이유가 '설마..'라는 의심이 아니라곤 말 못하겠다. 그땐 <체인질링>이 정말 프리프로덕션 단계였기 때문에, 밖으로 흘러나온 이야기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, 김진아 감독이 안젤리나 졸리를 찜했는데, 클린트 할배가 '쓩' 가로챈 프로젝트라는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. 그저 에이전트 사이에서 흘러 돌아가는 '이야기' 정도 인 줄만 알았다. 그런데 정말이었다. 3년 만에 그녀가 뺐겼다던 영화가 버젓이 개봉하는 걸 보고, 잠시 그녀에게 미안했다. 그리고 그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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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럼 다른 프로젝트 생각하고 있는 게 있나요?"
"저 같은 이름없는 초짜는 차라리 계발을 같이 해야 겨우 프로젝트를 딸 수 있을 것 같아요. 지금 생각하는 건 '질투하는 여자' 예요. <두번째 사랑>의 소피처럼 평범하고 완벽한 가정주부가 있어요. 옆집에 아주 섹시하고 매력적인 독신 여인이 이사 오죠. 시간이 지나면서 밝혀지는 건, 그녀가 남편의 옛 애인이라는 거에요. 그러다 결정적으로 둘의 성체성이 뒤바뀌는 사이코스릴러에요."
"계속 여자 얘기네요?"
"그럼요. 제가 여자잖아요. 제 뿌리에서 시작하는 거죠. 한국이 제 정체성인 것처럼. 전 누가 뭐래도 한국사람이에요. 누가 저한테 코리아 아메리칸이라고 하면 벌컥 화가 나요. 내가 한국사람이라는데, 왜 자꾸 너 미국사람이지? 너 얼굴만 동양인이고 머리 속은 미국사람이잖아. 근데 미국에선 동양인이라고 안받아주니까 한국으로 돌아오는거지? 이러면 전 그자리에서 쥐어 뜯을 용의도 있어요. 카하하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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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표된 바로 김진아 감독의 차기작은 김기영 감독의 <하녀> 리메이크다. 김진아 감독이 작품을 제대로 문 것 같다. 그녀의 뿌리, '한국+여자'를 이야기하기에 더 없이 좋은 영화가 아니던가. 빨리 개봉해서 그녀의 '카하하' 하는 웃음소리와 도도한 듯 정감있는 목소리를 또 듣고 싶다.
"할리우드 최대 매니지먼트 사 CAA와 계약 하셨죠?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진전된 게 있나요?"
"첫 작품에서 베라 (파미가)와 만나서 일하게 된 거 자체가 저 같은 신인에겐 대단한 일이에요. CAA엔 톰 크루즈, 안젤리나 졸리부터 시작해서, 샘 레이, 마이클 만까지 최고 배우 감독, 시나리오 작가가 패키지로 묶여 있어서 판을 다 짜서 들어가거든요. 최근에 본 시나리오 중에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있었어요. 이미 안젤리나 졸리가 세팅된 영화인데, 대공황 시절의 미국에서 납치된 아이를 찾는 어머니가 겪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에요. 눈독 열심히 들이면서 하고 싶다고 에이전트를 쿡쿡 찌르고 있었는데,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홀랑 훔쳐갔어요! 훔쳐갔다는 말 웃긴가? 뭐 내거가 아니었으니, 더 대단한 감독에게 넘어 간거죠. 정말 좋은 패키징은 쉽지 않아요. 그 안에서 죽어라 경쟁해야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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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'훔쳐갔다'던 그 영화가 1월22일 개봉한 <체인질링>이었다니. 솔직히 이 부분을 기사화하지 않은 이유가 '설마..'라는 의심이 아니라곤 말 못하겠다. 그땐 <체인질링>이 정말 프리프로덕션 단계였기 때문에, 밖으로 흘러나온 이야기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, 김진아 감독이 안젤리나 졸리를 찜했는데, 클린트 할배가 '쓩' 가로챈 프로젝트라는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. 그저 에이전트 사이에서 흘러 돌아가는 '이야기' 정도 인 줄만 알았다. 그런데 정말이었다. 3년 만에 그녀가 뺐겼다던 영화가 버젓이 개봉하는 걸 보고, 잠시 그녀에게 미안했다. 그리고 그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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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럼 다른 프로젝트 생각하고 있는 게 있나요?"
"저 같은 이름없는 초짜는 차라리 계발을 같이 해야 겨우 프로젝트를 딸 수 있을 것 같아요. 지금 생각하는 건 '질투하는 여자' 예요. <두번째 사랑>의 소피처럼 평범하고 완벽한 가정주부가 있어요. 옆집에 아주 섹시하고 매력적인 독신 여인이 이사 오죠. 시간이 지나면서 밝혀지는 건, 그녀가 남편의 옛 애인이라는 거에요. 그러다 결정적으로 둘의 성체성이 뒤바뀌는 사이코스릴러에요."
"계속 여자 얘기네요?"
"그럼요. 제가 여자잖아요. 제 뿌리에서 시작하는 거죠. 한국이 제 정체성인 것처럼. 전 누가 뭐래도 한국사람이에요. 누가 저한테 코리아 아메리칸이라고 하면 벌컥 화가 나요. 내가 한국사람이라는데, 왜 자꾸 너 미국사람이지? 너 얼굴만 동양인이고 머리 속은 미국사람이잖아. 근데 미국에선 동양인이라고 안받아주니까 한국으로 돌아오는거지? 이러면 전 그자리에서 쥐어 뜯을 용의도 있어요. 카하하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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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표된 바로 김진아 감독의 차기작은 김기영 감독의 <하녀> 리메이크다. 김진아 감독이 작품을 제대로 문 것 같다. 그녀의 뿌리, '한국+여자'를 이야기하기에 더 없이 좋은 영화가 아니던가. 빨리 개봉해서 그녀의 '카하하' 하는 웃음소리와 도도한 듯 정감있는 목소리를 또 듣고 싶다.
# by | 2009/01/28 12:40 | 밀린 다이어리 | 트랙백 | 덧글(0)




